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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137은 시대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회가 됐다. 한 때 MMA계의 신화적 존재들이었던 미르코 크로캅과 B.J. 펜, 두 선수가 이 대회에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사람 모두 마지막 경기에서 패했다. 그것도 처참하게.

메인이벤트로 펼쳐진 닉 디아즈와의 경기에서 B.J. 펜은 입장부터 뭔가 벅차오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사실상 이전 경기에서도 승리 후 "만약 졌다면 은퇴하려고 했다."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긴 바 있는 펜은 이미 마음 속으로 은퇴전에 임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1라운드에 한 차례 펜의 테이크다운이 성공하고 순식간에 포지션이 서너번 바뀌는 환상적인 그라운드 공방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복싱 경기 같은 양상을 띠었다. 한 때 UFC 최고의 복서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던 펜이었지만, 닉 디아즈는 펜의 잽을 무시하며 부지런히 뒷손을 던졌다. 2라운드가 끝날 무렵 이미 펜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눈은 부어올랐다.

결국 경기는 닉 디아즈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고, B.J.펜은 아내와 두 딸에게 돌아가야겠다면서 "I'm Done. (이제 됐다.)"란 말로 사실상의 은퇴를 선언했다.

로이 넬슨과 맞붙은 크로캅은 1라운드에 한 차례 테이크다운을 뺏겼지만 클로즈가드로 잘 버텨냈고, 2라운드에서는 한 차례 승기를 잡는 듯 했다. 넬슨의 러시를 특유의 코너링으로 받아 오히려 넬슨을 펜스에 가둬놓고 폭풍 같은 훅과 어퍼컷을 쏟아부은 것. 

그러나 로이 넬슨은 쓰러지지 않았고 다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후 크루스픽스 자세에서 약 30초간 파운딩으로 크로캅을 괴롭히며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3라운드에서 크로캅은 눈에 문제가 생긴 듯 넬슨의 펀치를 막아내지 못하더니 이내 성급한 하단 태클을 시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것을 막아낸 넬슨이 백마운트를 차지하고 펀치 연타를 내려꽂았고 결국 레퍼리가 경기를 중단시켰다.

크로캅은 "나를 왕처럼 대해준 모두에게 감사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쓸쓸히 케이지에서 퇴장했다.

한편, 세미메인이벤트였던 칙 콩고와 맷 미트리온의 경기는 2라운드까지 헤비급 답지 않은 교묘한 입식타격 기술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3라운드에 두 차례의 테이크다운과 파운딩, 리어네이키드초크 등의 시도로 포인트를 얻은 칙 콩고가 판정승을 거뒀다.

반면 스캇 조겐슨과 제프 커랜의 경기는 조겐슨의 테이크다운과 커랜의 가드포지션이 이어지는 그라운드 공방이 주를 이뤘지만, 3라운드에서는 커랜이 시원시원한 펀치 연타로 스탠딩에서 포인트를 얻었다. 하지만 결과는 조겐슨의 판정승.

그리고 '일본의 마지막 희망' 히오키 하츠는 UFC 데뷔전에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정찬성에게 하이킥 KO를 거둔 바 있는 조지 루프를 상대한 히오키 하츠는 무리한 타격 공방은 피하면서 1, 2라운드에 한 차례 씩 테이크다운을 뺏았으며 그라운드에서 유리한 태세를 '유지'했다. 3라운드에는 조지 루프가 먼저 태클에 성공하는 등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바꿨지만, 2명의 부심이 히오키 하츠의 승리를 선언했고 장내에는 야유가 쏟아졌다.

한편 PPV 경기 전 스파이크TV 방영분 사전 경기에서는 명승부 제조기 도널드 세로니가 데니스 시버를 1라운드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꺾으며 4연승에 성공했다.

[ UFC137 'Penn vs Diaz' 결과 ]

닉 디아즈 > B.J.펜 (판정승, 3-0)
칙 콩고 > 맷 미트리온 (판정승, 3-0)
로이 넬슨 > 미르코 크로캅 (3R 1:30, TKO)
스캇 조겐슨 > 제프 커랜 (판정승, 3-0)
히오키 하츠 > 조지 루프 (판정승, 3-0)

도널드 세로니 > 데니스 시버 (1R 2:22, RNC)
버트 팔라셰스키 > 타이슨 그리핀 (1R 2:45, 펀치 KO)
브랜든 베라 > 엘리엇 마샬 (판정승, 3-0)
램지 니짐 > 데니 다우니스 (판정승, 3-0)
프랑수아 카몽 > 크리스 카모지 (판정승, 3-0)
클리포드 스탁스 > 더스틴 자코비 (판정승, 3-0)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 닉 디아즈, B.J.펜
KO 오브 더 나이트 : 바트 팔라셰스키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 도널드 세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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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열린 DEEP53에 출전한 이중경(CMA코리아/정심관)이 UFC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강호 미츠오카 에이지를 상대로 한 일본 데뷔전에서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2010년 판크라스코리아가 주최한 코리아 네오블러드토너먼트 라이트급에서 전 경기를 한판승으로 이기고 우승함으로써 일본 진출의 기회를 잡은 이중경은 이번에도 특유의 서브미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현지 관계자들의 놀라움을 샀다는 후문입니다.



경기초반 미츠오카가 타격으로 재어보는 것에 물러서지 않고 어퍼컷으로 응수한 이중경은 이어진 미츠오카의 태클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백포지션으로 이동 후 바로 리버스암바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당시 현장중계 중이던 아오키 신야조차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백을 잡는 순간 "어엇?!"하고 놀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미츠오카가 암바를 방어했으나, 이중경은 거기서 다시 삼각조르기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미츠오카가 힘을 이용한 압박으로 버티는 와중에도 여러 방향으로 각도를 조절하거나 훅을 풀었다가 다시 자세를 만드는 등 침착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미츠오카는 삼각에 잡힌 채로 코너포스트 쪽으로 이동, 이중경의 머리가 로프 아래로 들어가는 위치까지 몰아넣은 후 삼각조르기에서 탈출하며 톱 포지션을 잡는 노련함을 보였습니다. 이중경은 불리한 위치에서도 하프가드를 잡는 등 선방했으나, 미츠오카의 파운딩이 계속됐고 움직임 없이 방어만을 계속한 이중경을 확인한 미츠오카가 공격을 멈추고 레퍼리에게 어필하자 레퍼리가 경기를 멈추고 TKO를 선언했습니다.

영상을 통해 봤을 때는 마지막 승부 장면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으나 (중계진도 "본인이 기권한 것일까요?"라고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듯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신인에 가까운 이중경의 경험 부족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어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해설을 맡은 아오키 신야나 키쿠노 카츠노리도 이중경의 강함을 인정했고, CMA코리아/카이저 천창욱 대표나 판크라스코리아 이동기 대표에 따르면 경기장의 현지 관계자들의 평도 좋아서 조만간 일본에서 싸울 기회를 다시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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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호쿠대지진이 발생한지도 어느새 일주일 째, 아직도 피해 지역 주민들은 참혹한 상황 속에서 비통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 가능성 때문에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도 수십년만의 초강진이었다는 이번 지진과 해일은 평소 재난 대비 훈련이나 안전 의식이 잘 갖춰진 일본인들에게도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인들은 특유의 집결력을 바탕으로 한 재난 대처와 시민 협조를 통해 이번 상황을 잘 극복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에서 알고 지내는 한 격투기 팬(@gryphonjapan)이 이번 지진을 겪은 후 마음가짐을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고 가슴 뭉클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 글을 번역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당사자의 허락은 받았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시다시피 2011년 3월 11일 일본에는 사상최대의 지진과 해일이 일어났습니다.
여러분이 보여주신 위로와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저와 제 가족은 모두 무사합니다. 12시간 째 전기가 끊겼었지만 지금은 괜찮고요. 집(건물)에도 피해는 없습니다. 토쿄 지역의 팔로어들 - 격투기 선수 및 관계자들도 확인해본 결과, 다행히 토쿄는 큰 피해가 없었던 모양이며 모두들 무사합니다. 현재는 계속되는 여진에 주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전세계의 MMA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니, MMA에 비유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타이틀매치에서 사상최강의 상대를 만난 셈입니다. 이 상대는 우리가 겪은 '재난' 그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포'와 '절망'까지 더한 강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MMA의 역사와 위대했던 승부들이 가르쳐 준 것 - 용기는 승리를 안겨다 주며, 강인한 마음가짐이야말로 최고의 무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타이틀매치입니다. 걸려있는 타이틀은 우리의 '존엄성'입니다. 우리는 이 타이틀을 최강의 상대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설령 아주 힘든 싸움이 된다 하더라도 말이죠. 2001년 미국 사람들이 테러리스트로부터 존엄성을 지켜냈듯이.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일본인으로서, MMA팬으로서, 블로거로서, 저는 여러분 모두의 도움과 위로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일본) 뿐 아니라, 역시 큰 지진을 겪었던 뉴질랜드나 중동 지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리비아와 모든 중동인들처럼, 무언가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모든 전세계의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당분간, 블로그와 트위터의 업로드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주요 지역들을 위해 전기를 아껴야 하거든요. 이 상황이 지나면, 다시 UFC와 스트라이크포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본의 MMA 소식들에 대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Gryphon




오늘 일본 토쿄에서는 격투기 선수들이 주도하는 지원 모금 행사가 열린다고 하는데요. 모두들 이처럼 '도전자를 맞은 챔피언의 마음가짐'으로 이번 사태를 잘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GANBARE, NIPPON! GANBARE, TOUHO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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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일본 카와사키에서 열린 글래디에이터 대회에 출전한 양해준이 동유럽 산타 챔피언 출신인 콘스탄틴 이오넛과의 MMA 경기에서 판정패했습니다. 경기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뭔가 우리가 알던 양해준의 모습이 아닙니다. 


원래 이 경기는 콘스탄틴 이오너트의 킥복싱룰 매치로 셋업됐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대로 처음 내정됐었던 것은 대도숙 한국지부의 이전국 사범이었습니다. 그런데 경기를 일주일 남겨놓고 갑자기 이오넛 측에서는 MMA룰로 경기 방식을 바꾸기를 요구했습니다. 상식적으로 경기를 일주일 남겨놓고 룰을 바꾸자는 요구는 말이 안되는 것이었고, 이오넛이 산타 챔피언 출신에 최근 일본에서 MMA를 배우고 있는 선수란 걸 알고 있었던 이전국 사범 측에서는 킥복싱룰에 맞춰 준비하고 있던 차에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보이콧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사범 대신 다른 종합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양해준 선수가 급히 대체 투입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양해준의 경기 모습은 의아할 정도로 소극적입니다. 게다가 중심이 뒤로 쏠려있고, 타격을 할 때나 태클을 할 때도 뒤발이 매트에 붙어있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상대를 안 보고 훅을 휘두르는 등 좋지 않은 자세를 너무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어가지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첫째는 최근까지 자신이 있어야 할 팀을 찾지 못하고 체계적인 지도나 감독 없이 개인 훈련 및 타 선수들과 스파링 위주의 훈련을 해오면서 나쁜 습관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는 지난 경기에서의 패배입니다. 비록 부상에 의한 것이긴 했지만, 워낙 자신감 넘치던 어린 선수가 한 번 패배라는 벽에 부딪히고 나면 패배와 상대에게 맞는 것, 다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만큼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생각도 많아지면서 소극적인 경기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양해준은 얼마 전  김동현이 속해있는 명문 팀매드에 새 둥지를 틀었으니, 훈련에 빨리 적응하고 자신감을 되찾으면 곧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p.s : 그런데 영상을 보고나니, 이러고 싸울 거면 이오넛은 뭐 때문에 킥복싱 경기를 MMA 경기로 바꾸자고 한 건지 이해가 잘 안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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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출처_ 유튜브, http://www.youtube.com/user/NexGenCrusher )

현재 국내 UFC 중계 해설을 맡고 있는 김대환 해설위원이 지난 주말 영국 '이스트코스트파이팅챔피언십 (East Coast Fighting Championship)'에 출전, 잭 트립이라는 영국 선수를 상대로 한 MMA 데뷔전에서 승리했다. 

김대환 해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트립이 가볍게 던진 로킥을 캐치, 타격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며 클린치 상황을 만들어낸 후 테이크다운을 성공했고, 그라운드에서도 시종 상위포지션에서의 압박과 백그랩에서의 조르기 시도까지 손쉽게 1라운드를 풀어나가며 많은 준비를 했음을 증명했다. 

2라운드에서는 지치기 시작하며 트립의 타격을 상당히 허용해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끝까지 상대를 전진 압박하는 좋은 자세를 보여 결국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승리했다.  

같은 대회에 출전한 팀포마의 윤철 감독 또한 상대 선수와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보이며 2라운드 TKO승을 거뒀으며, 스튜어트와 아리야는 각각 판정승과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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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홍콩에서 열린 MMA 대회 LFC(레전드 파이팅 챔피언십)4에서 남의철이 대회 간판스타인 아드리안 팡에게 1-2 판정패했습니다.

이 대결은 원래 라이트급 타이틀매치로 치러질 예정이었죠. 그러나 주최 측이 계체량을 예정보다 5시간 앞당겨 실시했고, 미처 체중을 맞추지 못한 남의철은 3시간 후의 재계체에서도 한계체중을 200g 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둘의 경기는 타이틀매치가 아닌 수퍼파이트로 변경됐고, 남의철은 파이트머니의 20%를 주최 측에게 몰수당했죠. 남의철 입장에서는 급작스레 계체 시간을 바꾼 주최 측의 행태가 불만일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경기 내용에 따른 판정 결과에도 남의철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인데요. 비록 1라운드에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긴 했으나 2, 3라운드에는 팽팽한 타격전 와중에 테이크다운을 몇 차례 성공시키며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둘의 악연은 이미 지난 LFC1 대회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아드리안 팡은 한 눈에 보기에도 망가진 얼굴로 경기를 마쳤으나 심판단은 무승부 판정을 내린 바 있거든요. 이런 전력이 있다 보니 이번에도 중화권 출신으로 단체를 대표할 재목인 아드리안 팡에게 심판의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의심도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일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격투기 뿐 아니라 어느 스포츠에서든 적지에서 싸워야 하는 '어웨이' 경기에서는 유무형의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만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무조건 한판을 뺏어야 한다는 이상론까지 펼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전 대회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면 그런 부분까지 감안한 준비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더구나 1라운드에 출혈이라는 불리한 판정 요소를 받은 상태였다면, 경기 후반에선 뺏긴 1라운드를 되찾을 수 있을 만한 보다 확실한 공격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물론 남의철 선수는 그것을 위해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고, 그런 싸움 끝에 뺏은 몇 번의 테이크다운은 선수나 코너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가치있는 공격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규정이 세분화된 대회를 제외하면 테이크다운이나 포지셔닝이 판정에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테이크다운에서 유리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승리를 뺏겼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냉정하게 말해서 그저 자기 위안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의철 선수의 계체 실패입니다. 제가 심판장을 맡았던 지난 로드FC 1회 대회 때에도 남의철 선수는 계체 통과를 무척이나 힘들어했습니다. 남의철 선수는 계체를 불과 3~4시간 앞두고서부터 급격히 체내의 수분을 빼내는 방식으로 약 6kg 정도의 감량을 시도했는데요. (물론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은 상당히 길고, 계획적인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런 감량 방식은 몸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위해 수분을 필요로 하는 콩팥에 수분 공급이 부족한 시간을 최단화함으로써 콩팥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인 건강 관리 차원에서도 좋을 뿐 아니라, 당장 감량 중인 선수로서는 갈증이나 수분 부족을 겪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빠른 수분 배출 만큼 다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줄 때 몸이 흡수하는 정도, 즉 흔히 '리바운드'라고 하는 (정확히는 '리게이닝'이 맞는 표현이라고 함) 체중 회복 속도나 양도 빠르고 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잘만 하면 감량으로 인한 체력 및 근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특히 같은 체급이라도 서양 선수들에 비해 힘에서 많이 밀리는 동양권 선수들이라면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방법이죠. 로드FC 당시에도 남의철 선수 뿐 아니라 다른 몇몇 선수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감량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방식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예상대로만 감량이 가능하다면 정말 이상적인 방식이겠지만, 사람의 몸이 기계가 아니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그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예상 수치에서 어긋나게 되면 부족한 시간과 남은 체중은 피하려고 했던 스트레스의 몇 배로 다가오게 되고, 그만큼 더 무리한 수분 배출을 해야 하므로 결국 신체적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변화 범위에서 어긋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충분히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계획적인 스케줄과 관리가 병행된다면 오차 범위를 상당히 줄일 수 있겠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은 경험치도 적을 뿐 아니라 경기 스케줄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내 선수들에게 이런 방식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특히 남의철 선수는 경기 전에 상당히 예민해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다행히 그것을 링 위에서 폭발력으로 삼는 남다른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더더욱 예상치 못한 컨디션 난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남의철 선수가 차라리 조금 더 여유있게 미리 감량을 해두고 계체를 빨리 통과한 후 회복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더구나 이런 불안 요소 때문에 결국 이 방식은 주어진 시간을 빠듯하게 사용해야 하는, 즉 재계체를 위해 주어지는 시간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남의철 선수는 로드FC 때도 첫 계체에서는 통과를 못했고 재계체를 통해 체중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LFC처럼 느닷없이 예정이 바뀐다거나 하면 체중을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건 주최 측의 잘못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이 선수 본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일본 격투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해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농담처럼 오가곤 합니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도 해외이므로, 일본에서 당하는 이상한 일도 많죠. ^^;) 그만큼 어웨이 경기, 특히나 문화/관습/사고방식 등이 다른 해외 지역의 경기에서 '우리에게는 상식인 일이 거기서는 통하지 않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번에는 전화위복이랄까, 계체 실패로 타이틀매치가 아닌 수퍼파이트를 치르게 된 것이 오히려 패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상황이 되기는 했지만, 언제 또 타이틀매치 기회가 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만사 불여 튼튼'이라, 부디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이 언제나 확실한 준비 과정을 통해 제대로 실력을 보여 승리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진 출처 : LFC 홈페이지 www.legendf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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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포스가 헤비급 8인 토너먼트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월 미국 뉴저지주 러더웨이 아이조드센터에서 개최되는 이벤트에서 에메리안엔코 표도르와 안토니우 시우바, 안드레이 알롭스키와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의 대결로 스타트를 끊는 토너먼트는 4월 중에 조시 바넷 vs 브렛 로저스, 알리스타 오베림 vs 파브리시우 베르둥의 대결로 8강전을 추진할 예정으로 보인다. 이후 7월 경에 준결승 2경기를 갖고, 빠르면 10월에 결승전을 치른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그랑프리 토너먼트의 주요 골자.



얼핏 과거 프라이드 무제한급GP 같은 느낌을 주는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그랑프리 대진에 과거 일본 MMA를 좋아하던 팬들 뿐 아니라, 북미 현지 언론들도 '드림 라인업'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나, 이 토너먼트가 무사히 진행되기에는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


우선 조시 바넷의 경기 라이센스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포스 측이 아직까지 3~4월 토너먼트의 대진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조시 바넷은 지난 2009년 7월 캘리포니아주체육위원회(CSAC) 도핑테스트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을 받고 1년간의 미국 전역에서 경기를 뛸 수 없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시 바넷의 자격 정지는 2010년 7월을 기해 시효가 만료됐지만, 다시 경기를 갖기 위해서는 경기를 갖게 되는 주체육위원회로부터 다시 경기 라이센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문제는 자격 정지 기간 중 CSAC의 권고를 무시하고 조시 바넷이 일본과 호주에서 경기를 가졌다는데 있다. 물론 미국을 벗어난 해외 경기에 CSAC의 권고는 강제성이 없는 그야말로 '권고'에 지나지 않고, 조시 바넷이 원정 경기를 선택한 것은 어찌 보면 선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불가피하고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바넷의 선택이 CSAC를 비롯한 체육위원회 인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바넷은 자격 정지 처분 이후에도 약물 사용 혐의를 부정하며 CSAC의 청문회 직접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모든 대응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서만 하고 있다.

이런 바넷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CSAC를 비롯한 미주 체육위원회 인사들 또한 조시 바넷에게 다시 라이센스를 발급해주는데 있어서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는 이미 UFC 시절에도 한 차례의 약물 의혹을 받았던 조시 바넷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해줄 가능성이 낮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포스 스캇 코커 대표는 캘리포니아주 이외에 바넷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해줄 3~4개 주 체육위원회를 확보해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스캇 코커는 바넷이 이미 그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 했으며, 현재 CSAC에 깨끗한 혈액 샘플도 제출한 상태라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라이센스 발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스트라이크포스가 올해 첫 진출하게 된 뉴저지주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셔독닷컴 등에  따르면 막상 캘리포니아든 뉴저지든 주체육위원회 인사들은 조시 바넷으로부터 아직까지 라이센스 신청이 없었고, 발급 여부는 신청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조시 바넷이 라이센스 신청을 하더라도 지금까지처럼 주체육위원회 지시나 업무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경기 허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바넷이 출전하지 못할 경우 스크라이크포스는 부족한 선수층에서 어렵게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스트라이크포스 측은 현재 셰인 델 로사리오와 레바 존슨의 리저브매치가 준비되어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조시 바넷의 네임 밸류를 대신하기엔 좀 부족하다. 바넷의 네임밸류를 대신하며 헤비급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로는 게가드 모사시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게가드는 2월 이벤트에서 마이크 카일과의 대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라서, 부상이나 데미지가 있을 경우 4월 중에 다시 경기를 가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셰인 델 로사리오와 레바 존슨의 리저브매치 또한 2월 이벤트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약물 사용에 대한 불안감은 바넷 뿐 아니라 오베림에게도 있다. 물론 오베림은 아직까지 스테로이드 검사에 적발된 경우는 없지만, 그동안 계속해서 약물 검사를 실시하는 미국 내 대회 출전을 기피해온 점 (작년에는 텍사스주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텍사스는 약물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등으로 인해 많은 의혹을 사고 있 때문이다.

현재 오베림은 헤비급 토너먼트 출전에 긍정적이며 베르둥과의 대결 또한 스스로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있어, 그의 출전 자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강전 이후 헤비급 챔피언이기도 한 그의 약물 사용이 적발되기라도 한다면 토너먼트는 물론이고 스트라이크포스의 헤비급 자체가 큰 곤란을 겪게될 것이다.


이 밖에도 표도르의 잦은 '복서골절' 또한 걱정거리다. 지금까지 표도르는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매번 손에 부상을 입고 다음 경기까지 6개월 이상의 긴 휴식 기간을 가져야 했다. 현재 3~4개월 주기로 치러질 예정인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토너먼트의 일정은 그가 부상 없이 경기 후 피로와 데미지만을 회복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얘기인 셈인데, 만약 그가 1차전에서 또 손 부상을 입는다면 7월 예정인 준결승은 물론이고 연내에 끝내고자 하는 토너먼트의 일정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이번 헤비급 그랑프리는 북미 2위단체이라고는 해도 힘겨운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트라이크포스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표도르, 바넷, 오베림. 이들 3명은 이번 토너먼트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들이다. 이들 중 하나라도 토너먼트에서 빠지거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 이번 그랑프리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이 토너먼트가 제대로 끝까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포스가 받을 충격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2월 이벤트에서 표도르가 안토니우 시우바에게 패하거나 이기더라도 손 부상으로 2차전 시기가 불명확하게 되고, 바넷과 오베림이 약물 문제로 경기를 가지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일어날 가능성마저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그랑프리를 불안한 시선을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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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이 UFC 무대에서 1패를 추가했습니다. 홈 경기를 펼친 영국의 마이클 비스핑을 상대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획득할 정도로 선전하긴 했으나 판정패, 그것도 3명의 배심이 모두 30-27을 선언한 사실 상 완패였습니다. (물론 라운드 별 판정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추성훈이 이기는 판정이 나오지는 않았겠죠.)

그 패인에 대해서는지속적으로 지적되어왔던 체력이나 파워 문제, 따라서 역시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비스핑의 치고 빠지는 경기 스타일과 상성이 맞지 않았다든가, 레퍼리의 경기 진행 문제, 그리고 눈에 이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스핑의 라이트 펀치를 지속적으로 허용했던 추성훈 (사진 출처_ kakutogi ESPN)

제가 보는 추성훈의 직접적인 패인은 우선 경기 중의 자세에 있었습니다. 제가 해부학 공부를 한 것은 아닌 지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들이 보시기엔 오류가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무술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추성훈의 자세는 체축이 비틀려 무릎은 굳어있고 뒤꿈치가 바닥에 붙어 있는, 전체적으로 중심이 뒤로 빠져있는 자세였습니다.

특히 이것은 1라운드 초반 펀치 공격이 실패한 후라든가, 로블로를 어필했다가 레퍼리가 그냥 진행시키는 바람에 비스핑의 공격을 한 차례 당한 다음, 그리고 3라운드 중반 이후 역전의 기미가 점점 보이지 않게 됐을 때 유난히 두드러졌습니다.

이런 자세에서는 뒷손이나 뒷발 공격이 나오기 힘들고, 발 움직임이 무거워서 거리를 좁히거나 연타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경기 중의 추성훈처럼 앞손과 앞발 위주로 싸우게 됩니다. 

이것은 일종의 '주박(呪縛)'입니다. 즉,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인 것이죠. 마음 먹고 했던 공격이 실패하거나 성과가 충분치 못했을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자신의 페이스가 깨졌을 경우, 또는 상대를 쓰러트릴 자신이 없을 때 본능적으로 중심을 뒤로 빼며 방어 태세에 들어간 결과입니다. 

사실 뒷손 뒷발을 분명히 움직일 수는 있습니다. 머리로도 지금 쳐야 한다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게 잘 안 됩니다. 억지로 크로스를 뻗어도 거리가 모자라거나 맞춰도 큰 위력을 내지 못합니다. 그럼 점점 더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중심이 뒤로 무너진 자세가 굳어지고, 계속 제 자리에서 혹은 뒤로 물러나며 앞손과 앞발만 내게 됩니다.


더구나 추성훈은 앞손 가드를 자주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자세는 어깨의 피로를 줄여주고, 편안한 몸 상태에서 나오는 빠른 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필연적으로 머리와 상체를 뒤로 젖히는 스웨이를 자주 쓰게 만든다는 문제도 있죠. 

리치에서 유리하거나 발놀림이 아주 좋은 아웃복서가 아니라면 이렇게 앞손을 내린 스타일과 스웨이는 오히려 안면 방어에 최대의 걸림돌, 아니 그냥 얼굴을 대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행동입니다. 더구나 추성훈처럼 발이 무겁고 뒷발을 잘 움직이지 않는 상태일 경우 실제로 거리를 전혀 벌리지 못하고 상체가 고정되기 때문에 첫 펀치는 피하더라도 2, 3타 째는 반드시 맞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련생들을 지도할 때 이것을 '장승 자세'라고 부릅니다.)

자세가 저러면 다음 공격에 안면을 허용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수퍼액션 화면 캡처)

더 큰 패인은 이런 오류들이 계속해서 반복돼왔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가드 문제도 추성훈이 유독 이번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안면을 많이 허용하긴 했지만, 사실 지난 경기들에서도 안면 허용 빈도는 만만치 않게 높았고 매번 경기 후 추성훈의 눈 아래는 부어 있었습니다.

받아치기 위주의 펀치 단타를 실마리로 풀어가는 경기 패턴도 여전합니다. 아니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과 가드 문제가 계속 되면 위에서 지적한 자세가 뒤로 무너지는 나쁜 습관도 점점 굳어질 것입니다. 


이런 현상들을 통해 저는 크리스 리벤 전부터 느꼈던, '추성훈은 스승 없이 혼자 운동하고 있구나'라는 심증을 이번 경기를 보면서 더욱 강하게 굳혔습니다. 물론 UFC 무대를 먼저 밟은 대선배 우노 카오루가 코너맨으로 들어와주고, 오카미 유신을 비롯해 일본 최고 레벨의 격투가들이 그의 도장을 찾아 함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훈련 환경은 그들과의 교류와 훈련 속에서 자기 스타일을 특화시키며 강해질 수 있게 해주는 반면, 단점도 점점 굳어지게 만들기 마련이죠.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추성훈의 장승 자세나 경기 스타일은 평소 훈련 시 다음과 같은 잘못된 타격 스파링 습관이 남은 선수들에게서 곧잘 볼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첫 째, 풀 스파링 대신 라이트 스파링이나 끊어주는 스파링만 해서 강하게 치지 않으려는 습관이 몸에 붙어버린 경우. 둘 째, 사범이나 최고 선배라서 스파링 시 항상 후배나 제자들을 어느 정도 받아주느라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싸우는 습관이 붙은 경우. 마지막으로 상대를 얕보거나 폼잡으면서 싸우는 경우죠. -_- 특히 자기보다 힘 좋고 덩치 큰 스파링 상대가 없으면 쉽게 이런 버릇이 붙습니다.

어느 경우든 오류를 바로바로 지적해주고 정신 상태를 바로 잡아주며, 새로운 훈련 과제를 내려줄 수 있는 현명하고 신뢰할 만한 스승이나 선배가 없을 때 흔히 생기는 케이스죠. 김태영의 지도를 받을 때나 팀쿠로후네의 핵심 멤버로서 훈련에 참가할 때의 추성훈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확연해보입니다. 지금 그의 주변에서 그나마 떠오르는 것은 우노 카오루입니다만, 과연 추성훈이 우노를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 그리고 우노는 또 추성훈에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팀에서, 자신이 주도하여, 자신이 원하는 훈련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추성훈의 경기에서 보이는 문제점에 대해서야 일본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지적하지 않을 리가 없고, 주변의 동료들도 비슷한 의견이나 기술적 개선책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체력 문제나 가드에 대해서는 일반 팬들도 곧잘 하는 얘기죠. 그러나 누구도 결국 그를 바꾸고 단점을 고쳐주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설령 나선다 하더라도 추성훈이 받아들이기 역시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은 추성훈이 진심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멘토' 만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경기에서 진 것이야 현재 실력의 결과이겠지만,지금 그를 올바르게 다잡고 이끌어 줄 스승이 없고 그래서 그의 미래가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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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MMA단체 로드FC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8월 23일 서울 청담동 루빈스튜디오에서 정식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진 로드FC는 오는 10 23일 서울 역삼동 섬유센터에서 첫 이벤트 'The Beginning'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최초로 옥타곤 케이지와 팔꿈치 공격까지 허용하는 UFC 스타일을 표방하고, 방승환, 서두원 등 쟁쟁한 국내외 MMA 선수들은 물론 '알통28호'로 알려진 인기 개그맨 이승윤의 종합격투기 도전 소식까지 알리면서 다양한 화제 거리를 낳았다. 이승윤의 종합격투기 도전은 당일 오전 유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옷 좀 벗어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구에 흔쾌히 응하는 이승윤 (사진 제공_ 로드FC)
 

몸짱 개그맨 승윤, "파이터로서의 나 지켜봐달라"

인기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
알통 28호' 등 자신의 근육질 몸매를 과시해 온 개그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이승윤은 본래 90kg에 육박하는 비만 몸매의 소유자였으나 꾸준한 육체 개조로 체중 70kg에 200kg 이상의 파워 리프팅을 할 수 있는 파워 몸짱으로 변신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가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오는 10 23일 로드FC의 첫 이벤트 'The Beginning'에서 -63kg급 경기를 통해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기로 한 것. 로드FC 측은 조만간 이승윤의 데뷔전 상대 등 첫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종합격투가 변신을 선언한  몸짱 개그맨이승윤은 파이터로서의 각오를 단단히 했다 그간 프로레슬링 등 링에 서는 것을 동경해왔다고 밝힌 이승윤평소 링에 대한 동경이 있던 차에 서두원, 방승환 등과 가끔 훈련하면서 종합격투기에 도전해보겠다는 뜻을 품게 되었고, 서두원의 제안을 고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라고 종합격투가로 변신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연예인인데 얼굴이 망가져도 괜찮은가?' 라는 다소 짓궂은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망가질 얼굴이 어디에 있나"라며 개그맨 특유의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여유롭게 받아넘긴 이승윤은 "적은 나이도 아니고 쉽게 한 결정이 아니니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며 결연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승윤을 종합격투기의 세계로 끌어들인 장본인이자 네오파이트 웰터급 챔피언 서두원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이승윤 형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팀 포스와 함께 형이 가장 부족한 타격을 중심으로 훈련을 도울 생각"이라며 전면 협력을 약속했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는 "이승윤은 자신의 의지로 종합격투가가 되고 싶다며 스스로 찾아왔다. 승윤을 이용할 생각도 없고 승윤이를 포함해 서두원, 방승환 모두에게 기여도에 따라 이익을 나눠주는 없어지지 않는 단체를 세울 생각"이라며 단체 설립의 포부를 대신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로드FC 정문홍 대표 (사진제공_ 로드FC)


로드FC 탄탄한 인력, 중소규모 장기화 전략 등은 좋지만, UFC 스타일은 불안 요소

로드FC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한국MMA 이벤트와 궤를 달리 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다. 우선 규모를 크게 잡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충체육관(관중 수용인원 최대 6천5백명) 규모의 이벤트가 대부분이었던 기존 대회들에 비해 로드FC는 1~2천명 규모의 섬유센터를 대회 장소로 선택했다. 현실적인 관중 규모를 인정하겠다는 것. 대신 연6회 정도의 중장기 개최로 연결시켜 꾸준한 관중 몰이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거기에 국내외 실력파 선수층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일단 팀포스의 간판 선수인 DEEP 라이트급 챔피언 방승환, 그리고 최근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로 뽑힌 네오파이트 웰터급 챔피언 서두원, 마르셀로 가르시아를 꺾은 김대원 등이 로드FC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ATT 등에서 선수를 수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운영진 또한 직접 격투기 팀을 운영하고 있는 정문홍 대표를 비롯해, KPW 시절부터 시작해 스피릿MC, KOMA, 판크라스, K-1 KHAN 등 다양한 무대에서의 현장 레퍼링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기태 심판위원장 등 격투기 전문 인력이 대거 포진해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정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승윤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화제성 섭외 능력 역시 계속 기대해볼 부분이다.

이처럼 '미니 스트롱'을 내세우는 로드FC의 노선은 한국MMA 대회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를 높여주는 긍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옥타곤 케이지와 팔꿈치 공격을 포함하는 UFC 스타일의 표방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격투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UFC 스타일이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케이지의 안전성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 일본의 드림조차도 케이지 제작 후 일부 선수들의 불만을 사지 않았나. 이밖에도 시야 문제, 레퍼링, 팔꿈치 공격으로 인한 유혈 상황 및 기타 선수 부상 등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최근 종합격투기의 대세는 UFC다. 또한 김동현, 정찬성 등의 활약으로 인해 UFC/WEC 스타일에 대한 팬들의 이해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 대회 스타일을 답습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충분히 모험해볼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선수 레벨에 따라 라운드 수, 팔꿈치 허용 여부 등에서 가변 폭을 둘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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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일본 토쿄 신주쿠FACE에서 개최된 여성 MMA 이벤트 'JEWEL 9th RING'에 출전한 함서희가 이치이 마이와의 세미파이널 경기에서 3-0 판정승을 거두고, 초대 라이트급 여왕 결정 토너먼트 준결승에 순조롭게 진출했다.

함서희는 지난 2007년 일본에서 첫 MMA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DEEP 여자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던 와타나베 히사에를 3-0 판정으로 꺾으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와타나베는 그래플러가 중심이던 여성MMA계에 킥복싱 베이스의 타격 스타일로 승승장구,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삼비스트 시나시 사토코를 꺾고 새로이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였다. 그런 와타나베를 펀치와 킥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주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함서희는 거기에 일본 만화 캐릭터 '하무타로'를 닮은 귀여운 외모까지 더해 일본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DEEP에서 와타나베 히사에와의 경기, MMA를 전혀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치렀던 데뷔전이었다.
(일본 현지 중계 해설을 맡고 있는 이마나리 마사카즈의 해설 내용을 들어보면
'한국 선수 안경 낀 모습이 귀엽던데, 안경을 벗어도 귀엽네요' 등의 뻘드립을 날리고 있음 -_-;;)

이후 함서희는 각종 일본 격투기 무대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비록 MIKU, 츠지 유카, 후지이 메구미 등 일본에서도 A급 실력파로 인정받는 강적들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야부시타 메구미, 이시오카 사오리 등 쟁쟁한 선수들을 꺾으면서 '너무 강해서 상대를 찾기가 힘들다'라는 얘기를 듣기까지 했다. 거기에 일본 여자MMA의 메카라 할 수 있었던 스맥걸이 잠정 중단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2008년 4월 후지이 메구미에 패한 이후 약 1년 6개월 간 개점휴업 상태로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여성MMA 이벤트인 JEWEL이 출범하면서 함서희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2009년 9월 베테랑 타키모토 미사키와의 대결에서 역시 3-0 판정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한 함서희는 이후 CMA 주최의 글래디에이터 대회에서 두 번의 킥복싱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하며 CMA KPW 킥복싱 여자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시 타격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음을 재획안시켰다. 


문제는 이처럼 뛰어난 타격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그래플링 스킬. 실제로 종합격투기 전적 7전 중 3패는 모두 서브미션에 의한 것이거나 츠지 유카, 후지이 메구미 등 그래플러들에게 밀린 결과였다. 하지만 긴 휴식 기간 동안 함서희는 이런 약점까지 서서히 극복해나가며 종합격투가로서 완성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어제 경기에 대한 일본 현지 소식에 따르면 비록 한판승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함서희의 그래플링 실력이 일취월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서희는 먼저 테이크다운을 시도해 성공시키는가 하면, 어깨굳히기(=숄더초크, 암트라이앵글초크)나 초크슬리퍼를 시도하고, 유리한 포지션에서도 상대가 버티기에 들어가 답이 안 보인다 싶으면 다시 스탠딩 상태로 유도하는 등 그래플링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깊어진 모습을 보였다. 한 일본 관계자의 트위터의 표현을 빌자면 '이치이는 마치 함서희의 그라운드 실험대 같았다.'

그렇다고 타격 실력이 녹슨 것도 아니다. 함서희는 경기 전일 인터뷰에서 '상대가 타격에 꽤 자신이 있는 모양이지만, 어차피 나에게는 맞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실제로 경기에서 이치이 마이는 백스핀블로나 뒤차기 등 변칙적인 움직임으로 공세를 펼쳤으나, 한 대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오히려 함서희의 원투 카운터와 왼손 훅에 얼굴이 부어오르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함서희는 경기 후 "선수가 경기 내용에 만족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오늘 경기 만큼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재 토너먼트 상황대로라면 우승 0순위는 두 말 할 것 없이 함서희다. JEWEL이 대회 에이스이자 우승 후보로 점찍어두고 있던 미녀 파이터 이시오카 사오리는 지난 2008년 스맥걸 토너먼트에서도 이미 함서희에게 패한 바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유도 베이스의 다크호스 노무라 사쿠라에게 패하는 이변을 낳으며 일찌감치 우승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물론 세리나를 크로스암바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또 한 명의 미녀 파이터 나카노 미카나, 한국의 이한솔을 1분여 만에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하마사키 아야카 또한 함서희에게는 부담스러운 그래플러들이지만 일취월장한 함서희의 그래플링 스킬에 반해 이들의 타격 능력은 함서희에 한참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하마사키 아야카는 지난 스맥걸 라이트급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함서희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줬던 후이지 메구미와 같은 AACC 소속으로 현지에서는 '후지이 메구미의 후계자'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함서희와 어떤 승부를 낼 것인지 상당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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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영등포 정심관에서는 판크라스코리아(대표 이동기)가 카이저(대표 천창욱)와 함께 주관한 '하이브리드챌린지 11'이 개최됐다. 비기너룰 2경기, 게이트룰 5경기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나 테이크다운과 포지션 공방, 서브미션 시도 및 카운터 등이 숨가쁘게 오가는 그래플링 승부가 자주 연출되어  국내 아마추어 MMA 선수들의 그래플링 실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곽명식(일산 팀맥스)과 이중경(영등포 정심관)은 아킬레스홀드, 트라이앵글초크, 크로스암바, 앵클홀드 등 끊임없이 서브미션 공방이 빠르고 힘차게 오가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는데, 2라운드 곽명식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뺏긴 이중경이 긴 팔다리를 이용한 TK시저스 이스케이프에서 이어지는 니바로 곽명식에게 탭을 받아내며 승리했다. 

이날 이중경은 최고의 테크닉을 선보인 선수에게 수여되는 '베스트테크닉' 상을, 상대인 곽명식은 '베스트스피릿' 상을 수여받았다. 또한 최고의 경기를 선보인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스트바웃' 상은 비기너룰 경기에 출전해 2라운드 초반 경기 전개에 들어서자마자 빠른 포지션 이동에 이은 크로스암바로 한판승을 따낸 홍성진(일산 팀맥스) 선수에게 돌아갔다. 비기너룰 선수가 베스트바우터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날은 판크라스코리아 네오블러드토너먼트 1회 페더급 우승자이자 얼마 전 WEC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른 정찬성(KTT)을 비롯해 팀파시의 이재선, 유우성 등 유명 프로 선수들은 물론 한국 MMA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KPW 한태윤 (현 팀찰리 감독) 또한 팀후배 또는 제자들의 코너맨으로 대회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정찬성은 여러 선수 및 관계자들로부터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해 또 한 번 인기를 실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챌린지를 통해 발굴되어 얼마 전 SRC, ZST, 드림에 출전했던 송민종, 전어진 (이상 일산 팀맥스)과 정영삼(관악BJJ)도 대회장을 찾아 메이저 무대에 출전했던 경험담과 소감 등을 발표하며 후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들은 특히 모두가 '원정 경기는 확실히 관중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판정으로 가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판으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이는 하이브리드챌린지가 왜 '시간 종료 시 판정 없이 무조건 무승부'라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있는지를 선수들의 경험을 통해 실감케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었다. 




한편 판크라스코리아는 오는 9월 하이브리드챌린지 출신의 우수 선수들끼리 자웅을 겨루는 신인왕전 '코리아 네오블러드 토너먼트'를 개최하며, 각 체급별 우승 선수들은 12월로 예정된 프로 이벤트에서 일본 네오블러드 출신 선수들과 대항전을 갖게할 예정이라고 올해 하반기 성장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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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케이지 무대에 나선 '암바대마왕' 윤동식이 진땀 판정승으로 1년 6개월 여만에 연패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10월 2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드림의 12번째 넘버링 대회이자 케이지를 사용한 첫 이벤트에 출전한 윤동식은 본래 상대였던 파울로 필리오가 갑작스런 연락 두절로 불참하게 됨에 따라, 7전 무패의 전적을 가진 타렉 사피딘을 상대로 3연패 사슬 끊기에 나섰는데요. 

명문 팀퀘스트 소속인 타렉 사파딘은 우세한 리치를 이용한 타격과 뛰어난 레슬링 감각으로 윤동식의 테이크다운을 오히려 되치기하는 등 윤동식을 진땀 나게 만들었습니다. 힘겨운 1라운드를 보낸 윤동식이었지만, 2라운드 후반에는 싱글 레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후 고급관절기인 트위스터를 시도하는가 하면,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거의 성공시키는 등 그라운드의 실력자 다운 모습을 보였고, 타렉의 저항이 거세자 파운딩으로 라운드 종료 타이밍을 장식하는 등 적절한 경기 운영으로 확실한 우세를 점했습니다. 




3라운드 들어서는 그라운드로 가지 않으려는 타렉 사피딘의 아웃파이팅에 다시 고전하며 쉽지 않은 경기를 해야 했던 윤동식이지만, 타렉의 펀치를 받아치고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등 승부를 쉽게 점치기 힘들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결국 경기 시간이 종료되어 부심들이 승부의 행방을 정하게 됐고, 세 명의 부심 중 두 명이 2라운드에서 압도적인 그래플링 실력을 선보인 윤동식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편 DEEP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첫 메이저 무대에 나선 한국 경량급 기대주 '바키' 박원식은 케이지포스 라이트급 챔프이자 UFC 출전 경험을 가지고 있는 히로나카 쿠니요시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안와골절로 보이는 부상을 입고 1라운드 종료 후 타올을 던져야만 했습니다.

박원식은 두어 차례 카운터 펀치로 히로나카를 흔드는 등 1라운드를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으나, 1라운드 종료 직전 히로나카 쿠시요시와 주고받았던 펀치가 화근이 됐습니다. 라운드 종료 직후 코너로 돌아간 박원식은 코너맨들에게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부상을 호소했고, 경기를 계속하면 위험할 것으로 판단한 코너맨이 타올을 던짐으로써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안와골절이 염려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의사의 검진을 받고 약 1시간 정도 지난 후부터는 조금씩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박원식과 함께 드림 데뷔무대에 올랐던 배명호 역시 현 웰터급 챔피언 마리우스 자롬스키를 상대로 카운터 맞불 작전을 펼치는 과감한 모습을 보였으나,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하는 마리우스의 하이킥에 다운 당하며 레퍼리스톱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배명호는 경기 개시와 동시에 플라잉니로 뛰어드는 마리우스에게 펀치를 뻗어 제지했고, 무릎차기과 양 훅을 이용해 오히려 마리우스를 뒤걸음치게 만들며 링 중앙으로 다시 치고 나오는가 하면, 결정타였던 마리우스의 하이킥에 대해서도 턱을 가드하며 카운터 왼손펀치를 날리는 기량을 선보였는데요.

하지만 가드 위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귀 아래로 감겨들어온 마리우스의 하이킥은 예상 이상으로 강렬했습니다. 더구나 카운터를 날리려고 뛰어드느라 중심이 약간 떠있었던 타이밍까지 겹쳐, 배명호는 그대로 날아가듯 매트 위에 쓰러지며 후두부를 바닥에 부딪혀 충격을 입은 듯 보였습니다. 이를 본 세리자와 켄이치 레퍼리가 뛰어들어 파운딩을 날리는 마리우스를 말리며 경기를 중단시켰습니다.



이 밖에 WEC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판크라스 페더급의 강자 마에다 요시로는 오랜만에 활발한 경기 모습을 보이며 체이스 베베를 리어네이키드초크로 꺾어 고향 오사카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노장 사쿠라바 카즈시도 젤그 갈레시치를 발목태클-아킬레스건조르기-앵클홀드-니바로 이어지는 하체관절기 콤보로 탭아웃 패배시키는 등 오랜 만에 제대로 된 승리를 맛보는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가라테식 파이팅'으로 일본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이트급 챔피언 키쿠노 카츠노리는 벨라토르FC의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를 상대로 숄더초크로 역전패하고 말았습니다. 1라운드는 특유의 가라테식 전우(前羽) 자세와 특기 '미카즈키게리(반달차기)'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2라운드 초반 길로틴초크에서 벗어나느라 체력을 크게 소모해 호흡이 흐트러진 것이 패인이었습니다.

또한 K-1 무대에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알리스타 오브레임은 제임스 톰슨을 상대로 오랜만에 특기 기술이었던 '길로틴초크'를 작렬, 화끈하지만 손쉬운 승리로 메인이벤트를 장식했습니다.

처음으로 육각형 케이지를 도입해 경기를 펼친 드림은 재미있는 경기 내용과 자국 스타들의 활약, 경기의 흐름을 끊었던 스톱 돈 무브의 폐지 및 서양식 케이지 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그라운드에서의 안면 무릎 공격 등으로 나름 신선한 모습을 이끌어 냄으로써 케이지 도입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나 아직 상당수의 일본 선수들은 케이지에서의 전략 전술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DREAM 12 경기결과]


09
경기: 알리스타 오브레임 > 제임스 톰슨 (길로틴초크 1R 0:33)

08경기에디 알바레즈 > 키쿠노 카츠노리 (암트라이앵글 2R 3:42)
07경기: 마리우스 자롬스키 > 배명호 (TKO 1R 0:19)
06경기: 젤그 '벤케이' 갈레시치 < 사쿠라바 카즈시 (니바 1R 1:40)
05경기: 시바타 카츠노리 > 이시자와 '켄도 카신' 토키미츠 (TKO 1R 4:52)
04
경기윤동식 > 타렉 사피딘 (판정 2-1)
03
경기마에다 요시로 > 체이스 베베 (리어네이키드초크 1R 3:36)
02경기: 히로나카 쿠니요시 >'파키' 박원식 (부상에 의한 TKO 1R 5:00)
01경기후지와라 케이스케 < 미야시타 모토야 (판정 3-0)

[사진출처_ 드림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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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급 토너먼트인 슈퍼헐크토너먼트 2회전에 출장한 씨름 파이터 최홍만이 또 하나의 패배를 추가했습니다.

슈퍼헐크토너먼트 1회전에서 메이저 리거 출신의 호세 칸세코를 쓰러뜨린 씨름 파이터 최홍만은 6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개최된 종합격투기 대회 드림 11에 출전, 거인사냥 전문가인 미노와맨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했습니다.

최홍만은 초중반까지 미노와맨의 태클을 스프롤을 통해 막아내는가 하면 미노와의 포지션 점유 시도를 힘으로 밀어내며 일어나는 등 나쁘지 않은 경기를 이끌었습니다만, 1라운드 중반 비스듬히 들어오는 싱글레그 태클을 피하지 못하고 사이드포지션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심판에 의해 브레이크가 선언되고 몇 번의 파운딩과 스탠딩의 클린 히트를 집어넣기는 했지만 사이드 포지션에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당한 옆구리에의 무릎 공격은 안그래도 이전에 없던 무리한 감량으로 지쳐있는 홍만의 파워와 스피드를 더 한층 떨어 뜨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종합에서도 연패를 기록 중인 최홍만.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제공=DREAM]


2라운드에 최홍만의 스프롤이 느려진 것을 확인한 미노와맨은 최홍만의 공격이 느슨해진 틈을 타 뒤로 돌아가면서 최홍만에게 상위 포지션을 빼앗아내며 다리를 잡는데 성공합니다. 기회를 포착한 미노와맨은 최홍만이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자신이 거인 파이터들을 상대할 때 쓰는 주무기인 하체 관절기 힐훅을 시전했습니다.

일단 힐훅에 잡혀버린 최홍만은 얼마 견디지 못하고 탭을 치며 항복을 표시하고 말았습니다. 1회전에서 미노와맨의 하체 관절기에 패했으나 게가드 무사시가 토너먼트 출전을 포기함으로써 대신 출장한 밥 샙은 또 다시 자신보다 한참 가벼운 라모 티에리 소쿠주에게 파운딩으로 패하는 망신을 당하며 연패 탈출에 실패했습니다. 

[초대 페더급 챔프에 등극한 비비아노 헤르난데스. 제공=DREAM]


이날 대회의 메인테마였던 페더급 GP에서는 준결승에서 몇 차례나 그로기 상태로 몰리는 난전 끝에 토코로 히데오를 파운딩으로 제압한 타카야 히로유키와 레슬러 조 워렌을 암바로 제압한 유술가 비바아노 헤르난데스가 격돌, 난타전 끝에 헤르난데스가 스플릿 판정으로 신승했습니다.


[한센의 저항을 뒤로 하고 염원하던 벨트를 손에 넣은 아오키 신야. 제공=DREAM]

이미 두 차례나 격돌한 바 있는 현 챔피언 요아킴 한센과 일본의 유술 신동 아오키 신야 간의 라이트급 타이틀 매치에서는 한센이 아오키 신야에게 오히려 암바를 시도하는 등 탄탄한 그라운드 방어를 자랑했으나,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암바 그립을 잡은 아오키 신야가 반격하려는 한센이 움직이는 틈을 이용해 암바를 확실히 완성함으로써 승리, 신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UWF 선배인 타무라 키요시와의 지난 해 다이너마이트 전 이후 10여개월 만에 복귀에 나선 일본 MMA의 영웅 사쿠라바 카즈시는 38전의 현역 프로복서 겸 데뷔 전에 나선 종합격투가 루빈 윌리엄스를 가볍게 키무라록으로 제압했고, 스피릿MC에도 출전한 바 있는 실력파 아마 레슬러 멜카 '바라쿠다' 마니부산과 격돌한 카와지리 타츠야는 파운딩 연타로 복귀전 승리를 챙겼습니다.

[예상대로 손쉬운 복귀전 승리를 거둔 사쿠라바 카즈시. 제공=DREAM] 


[DREAM 11 '2009 
페더급 GP 결승전']


<페더급 GP> 
09
경기: 타카야 히로유키 < 비비아노 헤르난데스 (판정 2-1)(결승)
03경기조 워렌 비비아노 헤르난데스 (암바 1R 0:42)(준결승)
02경기: 타카야 히로유키 > 토코로 히데오 (TKO 2R 0:32)(준결승)

01경기: 'DJ' 다이키 하타 < 미야타 카즈유키 (판정 3-0)(리저버)


<라이트급 타이틀 매치>
08
경기요아킴 한센 < 아오키 신야 (암바 2R)

<슈퍼 헐크 토너먼트>

05경기라모 티에리 '소쿠주' > 밥 샙 (TKO 1R 2:07)(준결승)
04
경기최홍만 < 미노와 '미노와맨' 이쿠히사 (힐훅 2R 1:32)(준결승)

<
원매치>

07경기사쿠라바 카즈시 루빈 'Mr. 헐리우드' 윌리엄스 (기무라 1R)(미들)
06
경기카와지리 타츠야 > 멜카 '바라쿠다' 마니부산 (TKO 1R 3:43)(라이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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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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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의 '딴죽'은 발바닥으로 상대의 복사뼈 부분을 안으로 혹은 밖으로 쓸듯이 후려서 넘어뜨리는 기술입니다. 발모양만을 보자면 유도의 '나오는발차기'와 비슷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 경기에서는 '발목받치기'나 '모두걸이' 형태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옷을 잡는 유도와 달리 옷을 잡지 못하는 택견에서는 목덜미와 겨드랑이를 잡기 때문에 기울일 때 잡는 손과 방향이 달라집니다. 유도에서는 주로 소매깃을 잡은 손으로 상대를 당기고 가슴/목깃을 잡은 손으로 끌어 올리지만, 택견은 반대로 겨드랑이나 팔꿈치/삼두 부분을 받쳐 올리고 덜미를 잡은 손으로 상대를 당기는 것인데요. (물론 유도처럼 기울이는 경우도 가능합니다만, 주로 쓰이는 상황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 때문에 밖에서 안으로 끌어차는 유도의 발기술과는 달리 안에서 밖으로 밀어차는 것이 기본 형태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유도에서도 안뒤축후리기 같은 기술이 있지만, 후리는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유도의 발뒤축/안뒤축후리기에 해당하는 기술은 택견의 '낚시걸이' 혹은 '안짱걸이'라고 하는 기술과 유사합니다.)


지난주 인사동에서 열렸던 천하제일택견패결정전(통칭 '택견배틀') 대회에서 용인대학교 소속의 이건희 선수가 이 딴죽으로 상대 선수를 180도 뒤집어버렸다는 이야기가 택견배틀 홈페이지 게시판에 떴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딴죽으로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뒤집느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죠. 

어제 드디어 경기영상이 떴습니다. 특히 화제가 됐던 그 장면은 따로 떼어서 '핫클립'으로 선정됐는데요, 정말로 상대 선수가 180도, 아니 거의 360도로 한바퀴 공중제비를 돌며 나가 떨어집니다. 마치 합기도나 아이키도 시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실제 경기에서 나온 것이니, 못 믿겠다던 사람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흔히 발목후리기 류의 기술은 상대를 크게 던지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유도 경기를 봐도 상대의 양발이 모두 공중에 뜰 정도로 만드는 발기술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유도의 메치기라고 하면 업어치기처럼 상대를 크게 업어메치는 손기술이나 허리기술을 연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울이기와 타이밍만 잘 갖춰지면 발기술이야말로 적은 힘과 작은 동작으로 어지간한 손기술이나 허리기술 못지 않게 호쾌하게 상대를 던져서 제압할 수 있는 '능소제대', '유능제강'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도 초창기, 즉 코도칸(강도관)이 처음 등장했던 시기에 다른 고류유술들을 제압하고 '유도'로 일본유술계를 통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도 바로 이 발기술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유술계에서는 '발기술의 코도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진정한 메치기의 꽃은 발기술에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유도 경기에서는 넘어가기 않기 위해서 중심을 낮춘 상태로 서로를 붙잡고 기술을 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를 전방 측면으로 띄워올리는 '앞모로 기울이기'가 힘들어 동작이 작은 발기술로 한판을 따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손기술이나 허리기술을 위한 연계기, 혹은 포인트용 기술로 전락한 감이 없잖아 있어 아쉬움을 주는데요.

반면 택견에서는 상대를 붙잡고 늘어질 수 없는 규칙 (단체마다 조금씩 규정이 다르지만, 대개 상대를 잡으면 3초 이내에 기술을 걸어야 함)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확한 기술에 들어가야 하므로 기술의 예리함이 살아있습니다. 특히 얼굴을 차는 발차기를 병행하기 때문에 유도에 비해 중심이 어느 정도 높아질 수 밖에 없어서 딴죽의 효용이 아주 커집니다. 실제로 택견 경기에서는 이 영상처럼 몸이 뒤집힐 정도로 넘어가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그리고 비슷한 특성을 지닌 무에타이나 대도숙 공도 등의 '유술기를 허용하는 입식타격' 종목에서는 공통적으로 이런 '딴죽'류의 기술이 곧잘 나오는데요. 특히 K-1 MAX 무대에서 프아카오 선수가 이 기술을 아주 잘 구사했었습니다. (다만, 사실은 반칙에 가까운 기술이기 때문에 가끔 너무 남발해서 오히려 판정에서 불리해진 경우도 있었죠.) 무에타이의 딴죽은 옷이 없고 글러브를 낀다는 점 때문에 기울이는 방식 자체도 택견과 아주 유사합니다.

최근 MMA에서도 료토 마치다나 김동현 등의 활약 등으로 인해 동양무술 특유의 발기술에 주목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그 활용도가 높지 않은 관계로 '유도식 테이크다운'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택견의 발기술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타격전의 양상, 그리고 맨몸 상태에서도 쓰기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잘만 연구하면 MMA에서의 활용 가치도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첨언하자면, 작년 미국에서 브라질유술&MMA 도장에 한 달 정도 다닌 적이 있었는데, 스파링에서 이 딴죽으로 재미를 쏠쏠히 봤었습니다. ^^)


[기술의 성패를 결정짓는 포인트]
1. 기울이기를 통해서 상대의 중심을 확실히 앞쪽 45도 방향으로 띄울 것.
2. 후리는 발과 기울이는 손을 짧게 끊어 쓰지 말고 '길게' 힘을 쓸 것. 즉, 폴로스루를 확실히 할 것.
3.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발만 내밀면 넘어뜨릴 수 없다. 몸 전체로 상대를 띄워올릴 것. 



※ '필살기열전'은 '류운의 Point of View' 하부 섹션으로 새롭게 기획한 연재 코너입니다. 각종 무예나 격투 기술, 특히 선수들의 특기 기술이나 최근 경기에서 구사된 신기술을 소개하고 분석함으로써 선수나 수련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고, 팬들에게는 관전의 재미를 더해주고자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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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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