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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판정이 필요하다.






30 : 28 블루코너 손성원승, 29 : 30 레드코너 김도형승, 30 : 29 블루코너 손성원승 


위 판결은 TOP FC6에서 김도형과 손성원의 판정결과 2:1로 손성원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근데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1라운드 중반에 손성원이 김도형 낭심을 차서 로블로로 주의가 주어졌고, 1라운드가 끝나기 직전에 다시 한 번 로블로가 나왔다. 결국, 손성원은 경고를 받았다. 레플리가 사이드 져지에게 경고라고 이야기했다. 중계를 맡은 이성호 해설위원은 방송에서 손성원에게 -1점이 주어졌고, 또 한번 로블로가 나와서 경기가 종료되면 손성원이 승리를 가져갈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근데 3라운드가 끝나고 판정에서는 경고가 사라진 채 2명의 심판이 손성원에게 30점을 주면서 손성원의 승리고 경기가 끝났다. 판정 직후 대회 대회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모든 판정에 대한 권한은 심판들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시 한번 전화로 대회사에 문의했을 때는 'TOP FC는 처음에는 주의가 주어지고 두 번째에는 경고가 주어지지만 감점은 없고, 또다시 경고가 주어지면 그때 감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TOP FC 홈페이지에 써있는 룰은 '사커 킥, 스템프 킥, 헤드버팅, 눈 찌르기, 물기, 침 뱉기, 머리잡기, 낭심 공격, 살 꼬집기, 행위 기재하지 않은 사회적으로 금한 모든 비상식적인, 비신사적인 행동 시 모든 상황에서 -1 포인트 감점 혹 실격패를 당할 수 있다.' 라고만 적혀 있을 뿐 몇 번 했을 때 감점을 주는지 실격패를 주는지에 대해 나와있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 격투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손성원에게 감점을 주지 않은 부분은 이상했다. 하지만 그 점은 대회사 마다 규정이 다른 부분이 있으니 뭐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국내 어느 단체도 단체의 룰을 홈페이지에 공표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로드FC22 이광희대 권아솔의 경기에서 이광희는 초반에 권아솔의 엘보 훅 카운터를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출혈은 계속되었고, 의사가 올라와서 바셀린으로 출혈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3라운드에 이광희의 머리에 붕대가 감아졌다. 출혈에 의해 경기가 끝났고, 당연히 닥터스톱에 의한 TKO로 권아솔의 승리라고 생각했지만 심판 진은 무슨 생각인지 판정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물론 다음날 TKO승리로 변경했다. 만약에 이때 심판 진이 이광희가 앞서고 있다는 판정이 내려졌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로드FC21 에서는 빠른 브레이킹에 문제가 있다는 글을 무진에 쓴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경청해주기라도 한 것일까? 로드FC22에서는 빠른 브레이킹은 없었다 옥타곤안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이걸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팬들이 경기를 보는데 대회 때마다 올라오는 심판마다 진행이 다르다고 느낀다면 그것 또한 문제다.


UFC 홈페이지에 가면 16페이지짜리 룰북을 다운받을 수 있다. 로드FC의 홈페이지나 탑FC 홈페이지에 가면 간단하게 룰에 대해 설명이 있다. 


로블로를 맞았을 때 처리 방법에 대해 UFC는 맞은 선수에게 의사의 의견을 들어 5분간 휴식을 준다. 5분이 되기 전에 선수가 싸울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 바로 경기를 속행한다. 5분이 지났는데도 경기를 진행하기 힘들 때는 아래 16항을 참고하라.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대처 방법이 나온다. 로드FC나 탑FC 홈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낭심공격은 반칙이다'라고 있을 뿐 이에 대한 심판의 구체적인 대처방법이 없다. 


UFC 역시 16페이지 룰북으로 모든 상황을 다 정리하지 못한다. 그보다 더 많은 돌발상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룰북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더 많은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룰북이 만들어져야 한다. 참고로 규칙이 복잡한 걸로 유명한 야구는 KBO홈페이지에서 190페이지짜리 룰북을, 축구는 대한축구협회에서 170페이지짜리 룰북을 다운받을 수 있다.





* 위글은 고하다  ( http://gohada.kr/ ) 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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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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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90년대 후반 즈음 어느 대회에서의 부상을 이유로 합기도 계열 대회들마다 우후죽순 앉아돌려차기가 금지됐던 때가 있었죠. 이유는 '위험해서'. 좀 더 파고 들어가보니 "요즘 애들이 1. 앉아돌려차기 자세나 힘이 안 좋아서 다리가 꼬이는 경우가 많고, 2. 낙법도 잘 못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라는 겁니다. 잘 이해가 안 갔었습니다. 그럼 경기에서 기술을 뺄 게 아니라, 예전처럼 기술을 써도 다치지 않게 기술을 다듬고 낙법을 더 연습하도록 시켜야 할 문제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실제로 그 결과로 지금 합기도 경기의 경기력이 더 나아졌다거나 부상 빈도가 줄긴 했을까요?


로드FC가 오는 5월 2일 대회부터 팔꿈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걸로 룰을 바꿨습니다. 듣자 하니 두 번 정도 팔꿈치를 사용하는 룰을 채택했다가, 최근 권아솔 vs 이광희 전에서 팔꿈치 사용에 따른 문제들이 생기자 번복한 모양인데요.





로드FC 1회 대회 때 심판위원장이 저였고, 초기 룰도 제가 만들었습니다. 당시 정문홍 대표는 UFC 룰과 동일하게 팔꿈치를 넣고 싶어했고, 반면 선수나 팀들은 그 때까지만 해도 팔꿈치 기술 미비와 컷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지요. 결국 선수들이 팔꿈치를 선택할 수있는 절충안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에 룰 변화가 어찌 됐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1회 대회 끝나고 주최측이 더 이상 연락을 안 하더라고요.ㅎ) 


어쨌든, 어떤 룰을 채택할 때 주최 측은 그 룰의 목적과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룰로 인해 예상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관리 책임을 제대로 져야 합니다. 선수 안전을 최우선으로 경기력 향상, 방송 및 관중 흥행 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충분히 준비가 되어있을 때 룰을 채택해야 하는 것이고, 그 예상 범주를 벗어난 결과가 나왔을 때는 역시 그런 요소들이 최선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팔꿈치는 컷을 전제로 하는 기술이죠. 팔꿈치 사용을 채택했다면 그 시점에서 컷에 대한 명확한 대비가 되어있었어야 합니다. ① 컷을 지혈할 수 있는 최선의 노하우를 갖추든지, ② 흥행에 관계 없이 지혈할 수 없는 컷이 나는 순간 닥터스톱으로 경기를 중단하거나 (그리고 그 시점에서 판정은 어떻게 내릴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있어야 하고) ③ 또는 반대로 흥행이나 방송에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피바다 씬을 만들면서까지 승부를 볼 각오를 하든지. 


1회 대회 준비 때 저는 팔꿈치 룰이 가지고 올 예상 결과를 전달했고, 정문홍 대표는 3번을 택했었습니다.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지겠다고 했었지요. 결국 일반적인 바셀린 도포 및 압박 정도로 지혈이 되지 않는 등의 부상일 경우 무조건 닥터스톱을 내릴 것을 심판단 내부 지침으로 삼고 팔꿈치 선택 룰 도입을 적용했습니다. 


제가 당시 팔꿈치 룰 도입에 반대하지 않았던 것은 당시 이미 UFC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던 시점에서 분명히 팔꿈치 기술이 선수들에게 필요한 요소이긴 했고, 대표의 뜻이 어떻든 안전 측면에서 선수가 컷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②라는 옵션을 최대한 강하게 적용하겠다는 나름의 대비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결국, 당시 실제로 팔꿈치를 선택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정 크기 이상의 컷이 생겼을 때 최선의 답은 스톱입니다. 심지어 태국 무에타이 경기에서도 컷이 나고 지혈이 안 되면 경기 내용이나 흐름과 관계없이 경기를 끝내죠. 매 라운드 큰 돈이 오가는 도박판인데도 그렇습니다. (물론 일단 지혈만 되면 선수가 의지를 보이는 한 경기를 속개시키기는 합니다.) 


UFC가 출혈이 시작됐어도 경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일단 이어지는 경기 흐름에 대한 외부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발리투도 기반의 더 큰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승부에 대한 개념이 다른 거죠. 그래도 일단 흐름이 끊기고, 레퍼리와 닥터가 개입을 한 시점에서 지혈이 안 되면 역시 스톱입니다. (근데 보통 여기서 대부분 어쨌거나 지혈은 한다는 게 전문 커트맨의 능력. 툭 건드리기만 해도 다시 터지긴 할지언정 -_-)





출혈이 멈추지 않는데 붕대를 감아서까지 경기를 속행시키는 기괴한 모습은 우리나라 MMA씬에서만 보이는 진풍경입니다. (과거 네오파이트가 몹쓸 전례를 남기는 바람에... -_-) "붕대 투혼"이라는 요상한 말장난으로 부상에 대한 모든 부담은 선수에게 떠넘기면서 그 알량한 '난타전', '대혈전'이나 만들어 보겠다니... 


그리고는 판정도 오락가락하다가 이제 기껏 도입한 룰을 겨우 2회만에 취소한다니, 정말 책임감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번 도입한 룰을 이렇게 쉽게 취소하면 그 룰을 다시 적용하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워지게 마련입니다. 정말로 대회와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고 팔꿈치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오히려 앞으로 컷 등 부상에 대한 (의료적으로나 경기 운영 및 판정을 포함한) 처리 방식을 고민하면서 뚝심있게 팔꿈치를 고집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이번 조치를 주최 측의 선수 안전을 위한 빠른 대응이란 식으로 긍정적으로 봐줄 사람이 많을지, 아니면 능력부족을 면피하려한다는 부정적 반응이 많을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선수들의 기술력 하락, 대회의 경기력 퇴보 뿐 아니라, 주최 측이 선수들에게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데 따른 신뢰의 추락도 불러올 것입니다. 대응 방식은 제대로 준비도 안 되어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위험 부담이 커서 일단 코앞의 문제만 피하고 보겠다는 알량한 심보가 선수를 흥행을 위한 도구로만 보는 게 아니냐는 얘기나 안 들으면 다행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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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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