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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7 FMC 한일전, 한국 선수 전패에도 성숙한 관중 문화 돋보여 (2)

대회 30분 직전 선수 7명의 경기 거부라는 이례적인 사태로 'FMC1 - 양보할 수 없는 승부'의 10-10 한일대항전은 3-3 대항전으로 축소되어 치러졌고 일본 선수들의 전승으로 끝났다. 혼란스런 분위기와 대회 경기국의 운영 미숙이 이어졌지만 화끈한 경기 내용과 일본 선수들의 승리에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관중 태도만은 칭찬할만 했다.



졸지에 제1경기가 되어버린 4경기 출전 선수는 코리안탑팀의 김장용과 일본 MB3Z 소속의 마츠시타 나오키. 마츠시타의 인파이트에 고전하던 김장용은 큰 라이트훅을 하나 히트시키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마츠시타를 쫓아가며 펀치 연타를 날리던 도중에 팔꿈치가 마츠시타의 얼굴에 맞고, 그 순간 마츠시타가 카운터 라이트를 날리며 김장용을 다운시켰다. 추격하며 파운딩으 날리는 마츠시타, 앞서 맞았던 팔꿈치 때문인지 흥분해서 주먹을 멈추지 못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확실히 선수를 말리지 못한 채 옆에 서서 중단 사인을 주던 레퍼리가 뒤늦게 김장용을 감싸며 경기를 멈추자 코리안탑팀 코너맨들이 링 안으로 뛰어와 일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듯 했다. 다행히 마츠시타가 바로 사과하면서 일단락됐고, 다운 펀치가 오가는 화끈한 경기 내용에 관중들은 마츠시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어진 정두제(네오파이트)와 우메다 코스케(R-BLOOD)의 대결은 아쉽게도 정두제의 손가락 골절로 인해 우메다의 불완전연소 승리. 턱을 들고 큰 스윙훅을 휘두르며 들어가는 정두제의 모습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쨌든 우메다의 안면을 가격하는데 성공. 순간 무릎을 꿇은 우메다는 그대로 정두제의 다리에 매달리며 그라운드로 정두제를 끌어들였지만 왼쪽 눈썹 아래의 출혈로 인해 닥터체크를 받는다.

재개된 그라운드 상황에서 일어선 정두제는 반칙 기술로 바뀐 스텀핑을 구사, 우메다가 고통을 호소하며 휴식을 취한다. 이 때 레퍼리가 반칙 선수 처리나 휴식 시간 중 선수를 중립코너로 보내는 등의 기본적인 경기 진행이 안되는 모습을 보여, 관중석으로부터 코치를 받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2라운드 들어 우메다가 클린치와 동시에 덧걸이로 정두제를 테이크다운, 마운트 포지션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순간 정두제가 레퍼리에게 부상을 호소하며 브레이크를 요구. 닥터 체크 결과 손가락 골절로 밝혀져 정두제 코너 측에서 수건을 던졌다.



메인이벤터로 나서게 된 김종만(KTT) 역시 나카무라 히로시(토쿄옐로맨즈)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판정패했다. 카운터 펀치를 노리는 김종만의 압력에 타격전을 포기한 나카무라는 계속해서 태클을 시도, 김종만은 이를 완벽하게 스프럴하며 변형 팔당겨목굳히기(넥크랭크),  앞조르기(길로틴초크) 등으로 반격했다. 김종만의 서브미션이 걸릴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공방이 순간이 몇 번이나 반복됐으나, 나카무라는 매번 서브미션에서 빠져나와 파운딩으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3라운드 들어 태클 패턴을 바꾼 나카무라에 테이크다운 허용하는 김종만, 회심의 힐홀드로 반격을 노려 보지만 나카무라는 여기서도 탈출. 다시 태클 시도하는 나카무라에 오른발 돌려차기와 펀치로 KO를 노려보지만 여의치 않은 채 경기 종료. 나카무라에게 3-0 판정승이 선언됐다.

그런데 경기 후 김종만이 1라운드에 이미 양 손 모두 합쳐 손가락이 4개나 골절되는 상태로  싸웠음이 밝혀졌다. 주최 측이 KO율을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딱딱하게 만들었다는 글러브가 오히려 선수들을 2명이나 부상으로 이끄는 최악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일본 선수들의 비상식전인 경기 거부로 대회가 파행으로 치달았음이 밝혀진 상황에서 대회가 치러지고, 뭔가 매끄럽지 못한 진행 속에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꺾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의 분위기는 전혀 감정적으로 치닫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관중들은 멋진 경기 내용으로 승리한 일본 선수들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줬고, 이에 일본 선수들 또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며, 상대했던 한국 선수들이 모두 너무 강해서 힘들었다, 다시 한국에서 한국 선수들과 싸워보고 싶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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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류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