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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로드 FC 18번째 대회는 '게으른 천재' 김창현에게는 조금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부상이 있어 참패에 가까웠던 못했던 지난 쿠메 다카스케 전 이후, 23개월 만의 복귀 전에서 트라이앵글 초크와 암 바의 복합 서브미션에 의한 한판승을 거뒀던 것도 있지만, 첫 계체량 실패 후 자그만치 4시간 30분 동안이나 감량을 해야했던 힘든 과정 끝에 얻은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경기준비 중인 김창현 제공=김형준PD]

초창기 단체인 네오파이트, 스피릿 시절부터 활동, 프로 MMA 파이터로서 국내에서 가장 긴 경력의 소유자이며, 계체량 통과 불발과 당시 예정상대로 이미 일본 무대에서 한 쳬례 경기를 가졌던 우메다 코스케의 경기 거부로 한 차례 경기 무산의 아픔을 겪은 김이 이번에도 이런 고된 감량을 다시해야 했던 이유는 뭐였을까요? 

"그리 비싼 우유 한 잔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라며 말문은 튼 김창현은 "처음 해보는 소금물 반신욕 감량을 하던 중 TV에 나온 우유광고를 보고 너무 마시고 싶어 고민하다 맥주잔 2/3 가량을 마셨는데 좀 있다가 체중을재보니 계체 체중보다 3kg나 더 올라오더라"라며 당황스러웠던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대회장인 호텔에서 도착해서 사우나에 들어갔으나 오히려 체중이 늘어났던 김창현은 두번의 계체를 모두 실패했고, 주최측이 상대인 김석모에게 라운드 당 2점 감점, 대전료의 60% 몰수의 패널티를 김창현에게 주겠으니 시합을 하겠냐는 의향을 타진했으나, 체중을 맞추지 못하면 경기는 없다 답만이 돌아왔습니다.

"너무 힘들었지만, 고생한 팀원과 기다린 팬, 지인들 생각하니 악이 바치더라"  미지근한 물 밖에 나오지 않는 호텔 수돗물을 냄비에 물을 받아 끓여주고 소금을 사다 준 팀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다시 반신욕 감량에 나선 김창현은 결국 계체 시작 290분 후 계체 통과에 극적으로 성공합니다.  

                 [김석모에게 트라이앵글 초크 그립을 잠그는데 성공한 김창현 촬영=윤여길 기자]

하지만 워낙 감량 시간이 길었던데다 통과 후 몸을 식히기 위해 들어갔던 냉탕이 원인이 되어 감기까지 걸려있었던 상황이라 마음을 놓을 순 없는 상태. 하지만 김창현은 상대의 타격에 컷까지 난데다 탑 마운트에서 포지션 역전까지 당했으나 당황하지 않고 트라이앵글 초크 그립을 만들어내고, 암 바까지 추가해 탭을 받아냈습니다. 

악재가 겹쳤던 상황에서 한 판승을 일궈냈던 김창현은 "걱정했던 양감독님, 나에게 우유를 줬다고 자책하던 형수(* 양성훈 감독의 아내이자 함서희 친 언니인 함주희씨) 감량 때 고생했던 작은 김 동현, 조 남진(*로드 FC 플라이급 현 챔피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며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최근 UFC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남의철, 쿠메를 누르고 챔피언에 등극한 권아솔 등 수퍼코리언 2기 동료들의 활약에 대해 김창현은 "많은 인내와 고통, 압박감을 견뎌낸 결과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나도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쉬지 않을 생각" 이라며 많은 경기 출장을 희망했습니다.  

                          [알료나에게 판정승을 거두고 포즈를 취한 함 서희 촬영=윤여길 기자]

김창현은 또한 세계 여자 아톰 웨이트 3위에 랭크되어 있는 연인 함서희에 대해서도 깊은 신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경기를 치른 31일 함서희는 본래 60kg급 체급에서 활동했던 그래플러 알료나 라소히나를 그래플링 게임에서 압도, 경기시간 내내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 판정승을 따냈습니다.

미지의 유럽파이터로 본래 자신보다 두세 상대로 완승을 거둔 연인의 실력에 대해 "아직 그라운드 이해도가 낮다. 자신보다 힘이 좋은 상대에겐 하위에서 고전할 것" 이라 엄하게 평하면서도 "타이틀 전이 걸린 여자 토너먼트 경기가 열린다면, 그건 틀림없이 서희를 위한 토너먼트" 라며 확신했습니다. 

또한 김창현은 "지난 번 경기 무산 후 이대로 끝내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기를 다시 준비하게 됐고 두 가지 다짐한게 있는데, 앞으로 한 번이라도 진다면 깨끗이 포기하고 은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대한 MMA를 오래하는 것이다.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 달라" 며 응원을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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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Ip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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